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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전경희씨가 기다리는
사람은! <남미경 기자>
백태웅씨(37)는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연맹 (사노맹) 상임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다 92년 4 월에 구속, 15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원주교도 소에 7년째
수감중이다. 백태웅씨를 7년간 기 다리고 있는 그의 약혼녀인 전경희(37)씨와의 인터뷰는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쉽 게
연락이 닿았고 기자의 바쁜(?) 일정을 고려 하여 약속 장소를 정하는 세심한 전경희씨 덕 분에 무사히 이루어질 수 있었다. 최근의
근황 을 묻는 질문에 "같은 사건으로 구속된 약 500여명의 사람들과 친목활동 하고 있고, 10일 이나 2주일에 한 번 꼴로
면회하면서 옥바라 지하고 있어요."라는 대답으로 인터뷰의 내용 은 자연스럽게 백태웅씨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 다.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중이면서 '얼굴 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잘 알려진 박노해씨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태웅씨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 는 것이
사실이다.
전경희씨와 백태웅씨가 대학생이었던 80년대 초반의 캠퍼스는 이미 공지영씨의 소설 등을 통해 알려져 있다.
그녀는 그 시대의 자신들을 '불덩이 속에 뛰어들었던 격'이었다고 표현했 다. "그 때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분 명했거든요.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너 무나 명확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불덩이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지요." 라고 말 하는
전경희씨도 백씨와 같이 사노맹 사건으로 복역하다 3년만에 만기 출소한지 4년이 되었단 다.
81년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백태웅씨가 3 학년을 마치고 4학년이 되려던 83년 12월에 학 원 자율화 조치가 내려졌다. 덕택에 구속학생 들이 모두 석방되고
제적생들의 복교가 허용되 었으며 학원에 진주해있던 경찰들이 모두 철수 했으나, 백태웅씨의 바램은 총학생회를 부활시 키는 것이었다.
그는 그것이야말로 학원민주화 의 완성이고 사회민주화의 출발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 존재가 너무나 당연한 것 으로 여겨지고
있는 총학생회도 이 당시 백태웅씨의 투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또한 '자유의 벽'을 마련하여 최초로 대자보를 부활시키고 당시
검열을 받던 어용 대학신문을 '자유언론'이라는 학생신문으로 부 활시켰다. 뿐만 아니라 학원민주화를 위한 ' 학원자율화 추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당시로 서는 획기적인 일들로 학원민주화를 실제로 진 척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그 후 백태웅씨는 서울대 학원 프락치
사건으로 84년 11월부터 85년 11월까지 1년 동안 징역을 살고 나온 뒤 노동운동의 길을 선택하여 사노맹을 결성하게 되고 그때부터
수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백씨는
옥중에서 하루에 두세 통의 편지를 쓰면서 외국어 공부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서적들을 읽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금처럼 컴 퓨터
통신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80년대 당시 하이텔의 전신이 KETEL을 이용할 만큼 컴퓨터에 특히 관심이 많아 컴퓨터 관련 서적은 빼
놓지 않고 읽는다고 한다.
전경희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 하던 86년에 백씨를 처음 만나서 89년 백태웅
씨가 수배생활을 하던 상태에서 양가의 가족들 만 모여서 약혼식을 치르게 된다. 그러나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는 기다림은 해를 넘겨
7년째 로 접어들고 있다. 전씨는 80년대와 비교하여 지금의 시대는 가치관의 다원화로 인한 '공허 함'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면서
양심수를 마 치 불우이웃 보듯 하는 주위의 시선이 무척 속상하다고 얘기한다.
백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전경희씨만이
아니다. 지난 11월 13일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 서는 평소 그를 아끼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모여 '백태웅 석방을 위한 밤'행사를
열었다. 또한 사노맹사건이 터진 직후 영국 런던에 본 부를 두고 있는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 회(엠네스티인터내셔널)는 백씨를
'양심수'로 규정하고, 한국정부에 백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명편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는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당부한다. "더이상 대학이 상아탑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대학생들이 가지는 특권 은 지식인이라는 거 아니겠어요? 지식인으로서 의 사회적 책무를 잊지 말았으면 해요. 자기 주변에서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사회문제 전체에 열 린 자세로 관심을 가지면 좋겠네요."
백태웅씨는 수십 년 동안 자본주의 이외에는 아예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우 리 사회에서, 사회주의 사상을
갖는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야 했다. 이제 다른 사상을 갖는 다는 이유로 억압과 비난만이 존재하는 현실 의 종말과 자유로운 논쟁의
시대가 개막되기를 기다려본다.ⓒ
반공이 국시인
나라에서는 하루에도 골백번 잡았다 놓았다 모든 것이 제 좆 꼴린 대로다 저놈 좌경이다 저녁에
잡아넣었다가 아침에 내놓는다 이놈은 우경이라며
반공이 국시인 나라에서는 하루에도 골백번 엎었다
뒤집었다 모든 것이 제 좆 꼴린 대로다 아닌 밤중에 시민들을 떼죽음으로 눕혀놓고 수백 명 수천 명 무차별로
싹쓸이해 놓고 저놈 빨갱이다 해버리면 그걸로 만사 오케이 다. 저놈 폭도다 해버리면 그걸로
만사형통이다.
- 김남주씨의『반공이 국시인 나라에서는』중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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