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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양심수] 사노맹 중앙위원 백태웅씨
수인번호 1000.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상임중앙위원으로 활동하다 92년 4월 구속. 15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원주교도소에 복역중. `얼굴없던' 노동자 시인 박노해(40·경주교도소 수감)와 함께 사노맹 하면 떠오르는 백태웅(35·전 서울대 총학생회장)씨의 약력이다. 최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설이 피어오르면서 그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김찬국 상지대 총장, 김근태 국민회의 부총재 등 각계 인사 1백41명이 지난 24일 백씨의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법무부에 낸 때문이다. 이런 바깥 세상의 움직임에 대해 그 자신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매달 그를 면회해 온 부인 전경희(35)씨는 우선 전·노씨의 사면설과 관련해 백씨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5·6공 정권의 탄생이 불법임을 판결내린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사면 운운하면, 국민들이 역사에 대한 가치판단을 어떻게 올바로 내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백씨 자신을 포함한 양심수들은 “5·6공의 불법적 정권에 저항한 만큼 전·노씨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순간 무죄석방했어야 하는 게 원칙”이므로, 전·노씨 사면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 석방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씨는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냉전적 이념 대결구조가 끝나고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사상과 이념이 문제가 되어 감옥에 가두는 상황은 사라져여 한다”면서 “국민이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이념의 자유시장이 보장되어야 진정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15대 대통령선거는 21세기의 판을 짜는 중대한 전기인데도 후보들이 정치 경제 사회 통일 등 각 분야의 대안을 내기보다는 정략적인 정쟁만 지속해 국민들의 정치의식에도 못미친다”고 비판했다. 백씨는 요즘 “하나의 언어를 정복하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라는 괴테의 말을 새기며 외국어 공부에 열중하고, 하루 평균 2~3통의 편지를 쓴다고 전씨는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유로운 집필이 가능하지 않아 <21세기 한국사회의 진로>와 같은 책을 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느낀다고 한다. 정재권 기자 기사등록시각 1997년 8월 2일 10시 45분 한겨레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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